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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의 일상

디지털 교도소의 미래

쉔쉔 2020. 7. 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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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교도소가 화제다. 아동 성범죄를 저지르거나 성인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이들에 대한 사법당국의 판단이 약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등장한 사이트이다. 이 사이트에서는 과거 대한민국을 흔들었던 사건들부터 최근 사건들에 연루된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볼 수 있다. 물론 공식적으로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를 정부에서 운영한다. 하지만 이 사이트에 게시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개인들의 자발적인 제보와 즉각적인 사이트 운영자의 게시가 절차가 복잡한 정부 사이트와의 결정적인 차이점이라 할 수 있겠다.

누구나 자신의 치부가 드러나는 걸 원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과거를 숨기고 살던 이들에게 이 사이트의 존재는 모든 일상생활을 중지해야 할 만큼 파괴력이 대단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행위로 인해 이미 오래 전부터 인생이 망가져버린 피해자들의 인간적인 권리를 생각하면 이들은 마땅히 받아야할 벌을 이제서야 제대로 받게 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보면 범죄자들이 어떻게 아이들에게, 또 약자에게 그런 행위를 할 수 있는지 경악하게 된다. 피해자들은 범죄자들로 인해 피해를 받기 시작하면서 어디에서도 피해 사실을 이야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피해자들에 대한 비난과 침묵을 강요하는 분위기에 피해자들이 차라리 자신들의 삶을 포기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어제는 세계 최대 아동 포르노 사이트 “웰컴투 비디오”를 운영했던 운영자가 미국으로의 송환이 불허되면서 석방되었다. 이에 대해서도 나도 그렇고, 많은 이들은 분노했다. 자신의 아들이 미국으로 송환되는 걸 막기 위해 아들에 대해 고소를 진행했던 그의 아버지의 행위에서도 같은 감정이다. 자식이 큰 죄를 지어도 용서할 수 밖에 없는 게 부모라지만 그 부모들은 과연 그들의 아들들을 올바른 길로 가게 하고 있는 걸까? 웰컴투 비디오의 운영자는 이미 악마 같은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상당한 돈을 모았을테다. 한국의 교도소에서 조금만 살다가 나오면 상당한 돈으로 평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디지털 교도소는 러시아에서 만들어진 사이트로 보인다. 그리고 운영자의 설명에 의하면 동유럽권에 서버를 두고 있단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법에 저촉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다고 한다. 이미 위법 논란이 한국에서 시작되었다. 최악의 경우 한국에서는 추후에 사이트가 막히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이 사이트의 목적과 용도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한 사람으로서 되도록 이 사이트가 공공을 위해 잘 사용됐으면 좋겠다. 다만 무분별한 제보와 게시로 인해 아무 잘못이 없을 수 있는 사람들의 피해는 없었으면 한다. 그리고 나아가서 대한민국의 성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이 대폭 높아져서 디지털 교도소와 같은 사이트가 민간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는 때가 하루 빨리 왔으면 한다. 외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한국은 굉장히 안전한 나라로 외국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성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보도될 때마다 한국 사람으로서 부끄럽다. 부디 피해자들이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한국에 어서 자리잡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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