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의 삶, Living in Germany

바나나껍질 비료 주기! (feat.천연비료) 본문

독일에서 반려식물 키우기

바나나껍질 비료 주기! (feat.천연비료)

쉔쉔 2020. 6. 10.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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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식물을 처음 키우기 시작할 때 물을 얼마나 자주 줘야 하는지, 비료 역시 얼마나 자주 줘야 하는지에 대해 혼란을 겪곤 한다. 그래서 시중에서 판매되는 화학비료를 구입하여 설명서대로 비료를 주면 그만이지만 화학비료가 꺼림칙한 사람들은 천연비료로 눈길을 돌리기 마련이다. 사람에게나 식물에게나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제품보다는 자연에서 찾을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한다면 그것만큼 좋은 건 없다.

나도 반려식물을 키운지 얼마 되지 않는 초보 중에 초보지만 되도록 화학제품보다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이용하려고 한다. 그래서 주위 독일인들이 어떻게 식물을 키우는지 보면서 알게 된 방법 중 하나를 공유하고자 한다. 바로 바나나 껍질로 천연 비료를 주는 법이다. 이 방법은 우리나라에서 식물을 키우시는 분들에게도 많이 소개된 방법이다.


바나나 껍질에 농약이 묻어있을 수 있기 때문에 비료로 사용할 바나나는 되도록 유기농 바나나여야 한다. 독일에서 Bio(비오라고 읽는다.)라는 표시는 유기농 제품을 가리킨다.


바나나 껍질을 그냥 통째로 화분 위에 올려놓는 것이 아니라 가위로 “정성스럽게” 조각을 내준다.


그리고 물을 부어준다. 물을 얼마나 부어야 하는지 정해진 건 없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바나나 껍질에 있는 양분이 물에 녹아내리게 끔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나절을 두면 부어놓은 물에 바나나 껍질에 남아있는 양분이 녹아들게 된다. (물에 껍질을 3-4일 정도 담궈놓는 분들도 계신다.)


그리고 양분이 우러나온 물만 담아서 식물들에게 준다.

바나나 껍질 물을 먹은 협죽도. 천연 비료를 주고 나면 내 마음도 괜히 뿌듯해진다.^^ 이 협죽도는 얼마 전까지 진딧물로 고생을 꽤 했다. 꽃봉오리가 많이 올라왔었는데 진딧물이 양분을 다 빨아먹은 바람에 다 탈락하고 말았다. 진딧물을 제거하는 약도 일상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재료들로 만들었었는데 효과가 아주 좋았다. 그 덕분인지 곳곳에서 꽃봉오리가 다시 오르고 있다.^^

바나나 껍질을 이용하여 비료를 주는 방식은 한 가지가 더 있다. 바로 바나나 껍질을 말려서 가루를 내어 흙 위에 뿌려주는 방법이다. 어떤 방법이 더 효과적인가에 대한 정답은 없는 것 같다. 그저 내가 여건이 되는대로 사랑을 담아 만들어주면 된다.

바나나 껍질에는 과육 만큼이나 좋은 양분이 가득한 걸로 유명하다. 대표적으로 철분, 칼륨, 비타민B, 비타민C, 비타민K 등이다. 특히 바나나 껍질에 있는 칼륨은 식물에게 있어서 정말 중요한 양분이란다. 칼륨은 식물의 면역력에 도움을 주고, 줄기를 강하게 하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무기질은 사람에게도 꼭 필요한데 식물들에게도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줄은 정말 몰랐었다.

반려식물을 키우기 전에는 바나나의 과육만 먹고 껍질은 그냥 버린 적이 많았다. 왠지 바나나에는 농약이 가득할 것 같은 느낌을 쉽게 떨칠 수 없었다. 그래서 바나나를 만지고 나면 꼭 손을 씻었었다. 그런데 유기농 바나나라 그런 걱정은 접어둘 수 있어서 좋고, 또 귀중한 영양분들을 바로 버리지 않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또 좋다. 자연이 주는 것은 버릴 것이 없다고 누가 이야기했던가? 정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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