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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적게 사용하기] D+13, 글쓰기가 주는 이로움

쉔쉔 2020. 6. 28.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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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기!”
어제는 ‘스마트폰 적게 사용하기 프로젝트’와 관련된 글을 올리지 않았다. 그동안 나름 꼬박 글을 쓰며 정리를 잘 해왔으니 오늘 하루 정도는 일기를 블로그에 올리는 일을 쉬어도 괜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다른 글을 블로그에 포스팅한 뒤라 굳이 하루에 2개나 글을 올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스마트폰의 유혹이 찾아왔다. ‘이제 스마트폰 관련 일기는 앞으로 그만 올리고 오랜만에 스마트폰을 해볼까?’ 정말 갑자기 든 생각이었다. 나는 곧바로 ‘아, 이 프로젝트를 그만 둬서는 안되겠구나.’하고 생각했다. 글을 쓰며 하루 동안 쌓인 스마트폰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풀어내는 일은 분명히 스마트폰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게 분명했다. 글을 쓰며 가만히 앉아서 문장을 다듬고, 생각을 정리하는 일이 내게는 참아내기 어려운 일이라기 보다는 마음에 안정과 쉼을 주는 듯했다. 하루 일과를 반성하는 일은 내게 반드시 필요하다.

저녁에 앉아서 가만히 쉬는데 별 잡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오래 가만히 앉아서 쉬는 것도 좋지 못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 생각을 하자마자 역시 일기장을 폈다. 그리고 생각을 정리하며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앞서 말했듯 펜으로 글을 종이에 옮기기 전 생각을 정리하고 머릿속으로 문장을 다듬고 단어를 선별하는 일은 나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일으켰다. 누군가는 일기와 같은 글쓰기를 통해 감정을 해소한다고 했다. 그 말이 나에게 꼭 맞았다. 스마트폰을 안해도 될 시간에 하지 않으니 어떤 방식으로 쉬어야 잘 쉴 수 있는지 점점 구체적으로 알게 된다. 전에는 스마트폰을 끈 뒤 찾아오는 정적이 싫어서 끊임없이 스마트폰을 켜놓고 음악이든, 영상이든 무엇이든 틀어놓았었다. 결국 지금처럼 하루를 반성하는 시간은 갖지 못했다.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는 일 역시 불가능했다. 자기 전까지 스마트폰을 붙들고 있었으니 제대로 된 쉼이 어떤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그저 스마트폰을 하지 않으면 무료했다. 그리고 할 일이 분명히 있음에도 스마트폰을 위해 그 일을 가뿐히 다음으로 미뤄버렸다. 당시 스마트폰은 내게 가장 큰 즐거움을 주는 좋은 친구였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하면 할수록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 삶은 점점 없어지는 듯 했고, 밤 늦게까지 영상을 보느라 피로도 점점 쌓였다. 스마트폰은 누군가에게 분명 유익한 친구일 수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조금 멀리해야 될 친구다. 두 주 정도 이 프로젝트를 지속하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빈도가 줄어들었고, 분명한 목적이 없으면 사용하지 않게 되었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할 일을 마치면 폰을 끄는데 익숙해졌다. 역시 글을 쓰면서 글을 쓰기 전 마음 속에 있었던 권태, 무료함, 허무 등의 감정들은 해소되었다. 나에게 이 과정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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