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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적게 사용하기] D+11,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할까?

쉔쉔 2020. 6. 26.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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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기!”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예상하지 못한 난관에 봉착했을 때, 몸이 점점 고되다고 생각될 때 나는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 그런데 오늘도 저녁에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오전 중에 생각대로 하는 일이 잘 되지 않았고, 곧 유치원 방학이 다음 주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하니 약 3달 간 유치원이 폐쇄돼서 가지 못하고 집에서 지지고 볶는 상황이 떠올랐다. 물론 아이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들은 행복하고 감사하다. 하지만 모든 순간들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나도 학교가 폐쇄된 상태라 집에서 할 일을 해야 하는데 아이들과 함께 있게 되면 그것만큼 어려운 건 없다. 오전 중에 이래저래 걱정을 했고, 오후에 아이가 하원을 하고 집에 오니 몸이 힘들기 시작한다. 육아와 관련된 모든 일을 다 마치고 내 자리에 앉으니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었다. 역시 스마트폰 생각이 간절했다. 이번에는 유혹이 굉장했다.

하지만 다행히 쉴 때 잠시 읽었던 책의 내용이 생각났다. “Der hl. Benedikt sieht die wichtigste Aufgabe des Mönches darin, ein Leben lang Gott zu suchen. Diese Suche hält mich lebendig. Sie relativiert meine Arbeit. Sie zeigt mir, dass nicht meine Reifung, meine Selbstverwirklichung, meine Lebensspur das Wichtigste ist, sondern Gott.”(Anselm Grün, Zur inneren Balance finden, 73.) “성 베네딕트는 수도사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일생에 걸쳐 신을 찾는 것이라고 본다. 삶 속에서 신을 찾는 건 나에게 활력을 준다. 그 일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상대화시킨다. 그 일은 내게 나의 성숙, 나의 자아실현, 삶의 흔적을 남기려는 나의 행위는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니라 신, 바로 그 분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 내가 있는 시간 속에서 내가 보는 것, 맡는 것, 느끼는 것, 듣는 것에 집중하며 사는 것이 제일 중요한 일이란 걸 내가 잠시 잊어버렸다.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몸이 반응하는 일을 곧장 실행에 옮기는 건 좋지 않다. 지금 내가 받은 스트레스가 나의 전생애를 절대적으로 지배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가만히 앉아서 내 마음 속에서, 내가 바라보는 것 속에서, 내가 듣고 있는 것 속에서, 내가 느끼고 있는 것 속에 숨어있는 의미를 발견하려고 보면 어느새 저만치 멀어져 아주 작아진 스트레스를 볼 수 있게 된다. 스트레스를 아예 받지 않고 살 수는 없으므로 이미 받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소화시킬 것인지가 아주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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