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중독에서 벗어나기!” 잠깐이라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나면 별로 기분이 좋지 않다. 왜냐하면 스마트폰에 빠져 살았던 과거로 돌아갈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시에 불쾌한 마음도 생긴다. 그런데 안타까운 과거로 돌아갈 가능성은 별로 많지 않아 보인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지금 사용하는 목적과 이유를 나름대로 분명하게 세우고 사용하며 목적이 달성되면 즉시 스마트폰 사용을 중지한다. 어떤 일로 인해 스마트폰을 사용해야만 할 때 그래서 나는 긴장을 한다. 그리고 과거의 기억이 떠오른다. 요즘 스마트폰을 할 때, 그 시간 내내 그닥 좋은 느낌을 얻지 못한다. 스마트폰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는 건 한편으론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연결고리를 제공한다. 약 1년 전, 알코올 중독과 관련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당시 내게서 나타났던 스마트폰 중독이 마치 알코올 중독 - 나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 에서 보이는 증상과 같다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어디 알코올 중독 증세 외에도 니코틴 중독 증세와도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아예 틀린 생각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무엇에 중독되었든지 사람은 비슷한 중독 증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 책에서 알코올 중독자들의 중독을 끊어내기 위한 여러 방법을 소개하는데 그 중 하나가 술과 관련된 부정적인 감정이나 생각이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게 끔 하는 것이었다. 내게도 그동안 스마트폰과 관련된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들이 겹겹이 쌓여있었고 그것들이 오늘의 나를 이끌어가고 있다. 그러므로 요즘 스마트폰을 할 때 느끼는 좋지 않은 감정들과 그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들은 나에게 좋기만 하다.
저녁, 혼자있는 시간에 스마트폰을 손에 잡는 대신 일기장을 집어 들었다. 그 자체로 좋았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 선택이 비교할 수 없이 더 나은 선택이었다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게 되면 비로소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가족들을 위한 무언가를 할 수 있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한창 할 당시에는 언제나 취침시간이 늦어지곤 했었다. 스마트폰을 끄고 나와 가족들을 위해 해야할 일들을 하고 잠자리에 들어야 함에도 스마트폰을 도중에 그만두기가 쉽지 않았다. 홀로 있는 시간에 스마트폰을 더이상 하지 않는 요즘에는 프로젝트와 관련된 공부를 하거나, 아이들 놀이방을 치우고 청소를 한다. 그리고 낮에 아내가 부탁한 일을 한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었다면 결코 할 수 없었을 일들이다. 하루를 정리하며 블로그에 글을 한 편씩 꼬박 올리는 일도 가능해졌다. 현대 과학은 시간이 상대적인 성질을 가졌다고 말한다. 우리 모두는 같은 시간 속에 존재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모두 다른 시간을 살고 있다. 내가 어느 고도에 있느냐에 따라 시간은 천천히 흐르기도 하고, 빨리 흐르기도 한다. 내가 움직이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역시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내가 생각한대로 움직이고 있다면 시간은 상대적으로 더 느리고 풍부하게 움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