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기!” 작심삼일. 마음 먹은 게 딱 사흘 밖에 안간다는 말이다. 오늘이 바로 사흘째 되는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어제와 똑같이 티스토리를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자기 전에 블로그에 글을 올려서 그런 것 같다. 아무튼 잘 이겨내고 아침을 간단히 먹었다. 그리고 공부를 시작했다. 약 45분 정도 책을 보고 둘째 아이가 졸려하는 것 같아 재웠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 왜인지 공부가 하기 싫었다. 문득 ‘오늘은 그냥 저녁까지 공부를 하지 않게 될까? 잘 때까지?’ 하고 생각이 들었다. 지금 안하면 그만이지 왜 오지도 않은 미래를 먼저 걱정하고 있을까? 나는 미래를 먼저 걱정하는 버릇이 있다. 왜 생각의 초점이 미래에 맞춰져 있을까? 누구의 질문처럼 그 미래의 내 모습은 지금의 나 보다 더 나은가? 아니다. 지금 하지 않기로 하면 그만이다. 저녁에는 또 어떤 마음으로, 어떤 모습으로 살게 될지 모른다.
아이를 재운 후 역시 공부가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발코니의 반려식물들을 돌봤다. 키우는 식물 중 하나에 진딧물이 붙어있었다. 전에는 몰랐지만 진딧물은 해충이다. 식물에 있는 양분을 빼먹고 살면서 결국 식물을 죽게 만든다. 그래서 우유와 물을 혼합하여 분무기로 꼼꼼하게 뿌려줬다. 그리고 점심 때가 되어 식사를 했다.
오랜만에 운동을 했다. 나는 낮잠을 좀 자는 편인데 오늘은 낮잠을 자지 않았다. 평소 운동을 할 때 30분 정도를 먼저 걷고 그 다음 뛰면서 심박수를 올리는데 오늘은 워낙 오랜만에 하는 운동이라 주로 걷기만 했다. 그리고 첫째 아이를 유치원에서 데려왔다. 또 일주일에 한번 보는 장을 봤다. 낮잠을 자지 않아서 일까? 오후에 아이들과 같이 있는 시간이 전보다 더 힘든 것 같았다. 몸이 힘든데 제대로 쉬지를 못하니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았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 애연가들이 담배 생각을 하는 것처럼 나도 스마트폰 생각이 났다.
오늘은 자잘하게 폰을 사용했다. 그동안 사용하던 아기 침대를 중고거래 앱에 올려놨었는데 구매를 희망하는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었다. 그리고 발코니로 향하는 문에 붙어있는 시선차단 시트지를 위아래로 조절할 수 있는 커튼으로 바꿀까 하여 아마존 앱을 들어갔었다. 그러나 사실 시트지를 바꾸는 건 낭비다. 나도 이걸 잘 알고 있다. 스마트폰을 원하는 또 다른 ‘내’가 커튼 구입을 명분으로 불필요하게 아마존에 들어가게 했다. 3분 정도 커튼들을 보다가 말았다.
모두 자러 들어간 밤, 전처럼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휴식을 취했다면 결코 가지지 못했을 것들을 갖는다. 꾸준하게 방청소를 했고, 발코니를 청소했다. 스마트폰을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라서 샤워 시간이 점점 늦어졌었는데 일찍 씻게 됐다. 그리고 꾸준하게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있다. 오늘은 공부가 잘 안되는 날이었다. 내일은 잘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