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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의 일상

[스마트폰 적게 사용하기] D+2

쉔쉔 2020. 6. 17.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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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기!”
스마트폰 적게 사용하기 둘째 날이다. 아침부터 ‘티스토리를 확인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티스토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확인하나 마나이지만 나는 벌써 내 마음이 원하는 걸 눈치챘다. 이것도 역시 합리화. 나의 뇌가 또 익숙한 걸 요구하며 장난을 치는구나...

아침에 둘째를 재우면서 스마트폰으로 독일 공영방송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독일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를 약 40분 간 봤다. 또 방울토마토 모종을 구입할 생각이라 중고거래 앱을 통해 판매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부모님과 영상통화를 했다. 둘째 날이라 그런걸까? 쉴 때마다 ‘메시지를 확인해볼까?’와 같은 별 이유없이 스마트폰을 손에 넣기 위한 생각들이 찾아왔다. 그런데 어제보다는 분명히 스마트폰 생각이 많이 났다.

스마트폰에 대한 자잘한 생각들이 많아서 였을까? 오늘도 변함없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이렇게 까지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뭐가 좋아서 그렇게까지 스마트폰을 손에 쥐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좋은 걸로 따지면 스마트폰을 손에 잡지 않는 편이 더 나은데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까지 스마트폰이 내 머릿속의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걸 보면 분명 스마트폰에는 뭔가가 있는 거다. 얼마 전에 스마트폰과 인터넷 관련 업체들의 전략을 분석한 책을 봤다. 그 업체들은 사람들이 우발적으로 클릭하거나 터치를 해서 최대한 기기에 오래 머물도록, 인터넷 상에 오래 머물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놨다. 그리고 그렇게 하면 할 수록 그 업체들은 많은 이익을 얻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사람이 행동하도록 많은 돈을 쏟아부어서 투자를 했다. 그리고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그 당시 나는 그 책을 읽고 내가 왜 이리 스마트폰에 몰입하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마음을 먹었다. 스마트폰을 최대한 적게 사용하기로... 그러나 거대 기업을 상대로한 개인의 투쟁(?)은 다시 실패로 돌아갔다. 이 글을 쓰면서 다시 생각해보니 스마트폰의 위력은 정말 상당하다. 아이나 어른이나 모두의 눈과 귀는 한 손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그 괴물에게서 결국 헤어나오지 못한다.

얼마 전 화분을 무료나눔하는 분에게서 화분 몇 개를 받아왔다. 그런데 받아온 화분들 중 세 개의 화분 밑에 물구멍이 없었다. 그래서 지인에게 드릴을 빌려서 화분에 물구멍을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오늘 구입해 온 토마토 모종을 그 화분들에 정성껏 심었다. 물을 주고 물이 잘 빠지나 지켜봤다. 그런데 하나의 화분에서 물이 안빠지는 것 같았다. 나는 그게 꽤 신경쓰였고 자연히 스트레스를 받았다. 스트레스를 받으니 스마트폰 생각이 또 났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될 때 스마트폰이 생각나는 건 분명히 스마트폰을 통해 기분을 전환시켜주는 호르몬이 뇌에서 분비됐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생각이 이에 미치자 스마트폰을 잡지 않고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었다. 약 1시간 정도 내일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고 아이들 놀이방 청소도 했다. 오늘도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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