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의 삶, Living in Germany

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Die Smartphone-Epidemie) 1 본문

독일에서 책 이야기 하기

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Die Smartphone-Epidemie) 1

쉔쉔 2020. 7. 14.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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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독일에서 뇌과학과 신경학의 권위자로서 수 년간 스마트기기들이 인간에게 주는 폐해를 연구하고 지속적으로 경고를 해왔다. 최근에도 관련 책을 출판했다.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은 2018년에 독일에서 출간된 “Die Smartphone-Epidemie: Gefahren für Gesundheit, Bildung und Gesellschaft”(한국 출판 제목: 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이다. 한국에서도 2020년 3월에 출판된 것으로 보인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스마트폰은 인간의 건강과 지성, 사회를 병들게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 시작은 노모포비아, 즉, 핸드폰이 없을 때 불안해하고, 핸드폰의 부재에 대해 두려워하는 인간의 심리에서 찾을 수 있다. 결국 핸드폰에 중독된 현상을 말한다. 저자의 주장을 따라가다보면 스마트폰은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의 본래 모습을 잃게 만든다는 백해무익한 것임이 드러난다. 저자가 경고하는 건 단순히 스마트폰의 사용을 넘어서 스마트폰의 존재 자체가 인간에게 해악을 끼친다는 사실이다. 스마트폰을 하지 않더라도 그것이 우리 옆에 있는 것만으로 이미 우리는 무의식 중에 스마트폰에 정신이 팔려있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의 일차적 사회집단이자 가장 중요한 사회집단인 가족 간의 관계를 망쳐놓는다. 아이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스마트폰을 삶에서 끊어내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나는 저자의 책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 중 저자가 아이를 양육하는데 있어서 스마트폰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 이야기한 부분에서 좋은 구절들이 많았다. 저자의 여러 문장들 중 내 마음에 남아 있는 구절 하나를 보자.

“Glücklicherweise gibt es schon seit längere Zeit wissenschaftliche Erkenntnisse dazu, was ein Kind zu seiner gesunden Entwicklung braucht und was nicht. Es braucht viel unmittelbare Begegnungen mit stabil vorhandenen Erwachsenen und mit anderen Kindern. Es braucht Millionen von miteinander gesprochenen Wörtern, und Zehntausende kleiner Projekte, vom Singen eines Liedes, Malen eines Bildes, Fußballspielen, Bäumeklettern, oft in bestimmen Rollen.”(97p.)
‘’다행히도 아이가 건강하게 발달하는데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에 대한 학문적인 인식들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건강한 발달을 위해 아이에게는 어른들과의, 또 다른 아이들과의 아주 많은 직접적인 만남들이 필요하다. 아이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 서로 주고 받는 수 백만개의 말들과 수 만개의 작은 과제들, 노래부르기, 그림그리기, 축구(공 가지고 놀기), 나무에 기어오르기, 그리고 종종 엄마아빠놀이, 시장놀이와 같은 역할 놀이가 필요하다.”

아이에게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감각기관들을 자극하고 긍정적으로 그의 삶을 뒷받침해 주기 위해서는 부모의 인생이 값으로 지불돼야 한다. 하나의 삶을 위해서는 또 다른 하나의 삶이 필요하다. 마치 가시고기가 자기 새끼를 위해 자기 살을 내어주듯이 말이다. 그러므로 부모가 된다는 건 스스로를 위한 삶을 포기하고, 그동안 나에게 맞춰져있던 포커스를 자식에게로 이동시키는 게 아닐까? 부모가 될 준비를 한다는 것 또한 그간 나에게 익숙했던 것들을 자녀를 위해 하나씩 떠나보내는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면 아이들에게 여전히 참 미안한 아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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